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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도를 기다리며

일상책방 2024. 6. 4. 23:54

책보다는 연극이 더 유명하다. 책으로 접했을 때는 한 장 한 장 읽어 내려가는 게 쉽지 않았는데 연극을 보고 다시 책을 읽으니 좀 더 수월하게 읽혔다. 연극도 배우에 따라 몰입도가 다르듯이 책도 대략적으로 내용을 파악하고 읽으면 훨씬 이해하기 쉽다.

 

고도를 기다리며
고도를 기다리며

목차

1. 작가 소개


2. 한 줄 요약


3. 줄거리


4. 마무리

 

1. 작가 소개

 

사뮈엘 베게트(1906~1989) 아일랜드에서 태어났다. 대학 졸업 후 파리로 이주했으며 제2차 세계대전 중에는 레지스탕스로 활동하기도 했다. 1969년에 노벨상을 수상했으며 20세기 문학과 연극의 중요한 인물로, 특히 부조리극의 대표작가로 알려져 있다.

 

2. 한 줄 요약

 

오지 않는 고도를 기다리는 블라디미르와 에스트라공의 이야기.

 

3. 줄거리

 

블라디미르와 에스트라공은 앙상한 나무 한그루 밖에 없는 황량한 길가에서 오늘도 고도를 기다린다. 그들은 끊임없이 고도를 기다리지만 고도는 끝내 나타나지 않고, 고도의 심부름꾼인 소년이 나타나 고도 아저씨가 내일은 꼭 올 거라는 전갈을 전하며 혹시나 하는 기대를 하게 한다. 하지만 다음날에도 고도는 오지 않았고 두 사람은 여전히 고도를 기다리며 막을 내린다

 

4. 마무리

 

희곡이라 잘 읽히지 않는다. 몇 번이나 다시 읽기를 반복하다가 연극을 보고 나서야 드디어 다 읽어냈다. 역시나 만만찮은 작품이다.

 

사뮈엘 베게트의 고도를 기다리며는 부조리극의 대표작이다. 이 작품은 전통적인 희곡의 구조는 물론 명확한 플롯이나 결말 없이 이야기가 진행된다. 2막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각 막은 블라디미르와 에스트라공의 대화를 통해 고도를 기다리는 과정만 전달될 뿐이다.

 

블라디미르와 에스트라공은 서로 상반된 성격의 소유자이다. 블라디미르는 이성적이고 사색적인 반면 에스트라공은 감정적이고 단순하며 충동적인 인물이다. 이들은 서로 다른 성향을 갖고 있지만 둘은 서로를 의지하며 서로에게 기대어 살아간다. 베게트는 블라디미르와 에스트라공을 통해 인간은 혼자서는 존재할 수 없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그렇다면 작품 내내 가장 많이 등장하는 고도의 의미는 무엇일까? 고도에 대한 해석은 다양하다. 고도는 신이나, 구원자 혹은 절대적인 존재를 상징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고도가 끝내 나타나지 않음은 우리가 아무리 기다려도 절대적인 구원은 이루어질 수 없음을 암시하기도 한다. 

 

또한 고도는 제2차 세계대전이라는 시대적 배경을 가미하면 전쟁의 종식이라고 해석할 수도 있다. 전쟁 중에 느끼는 황폐함이 거리에 그대로 드러난다. 블라디미르와 에스트라공의 대사를 통해 희망과 절망이 교차하고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을 엿볼 수 있다.

 

"내일이면 고도가 올 거야"

"그러나 내일은 다시 오늘이 될 거야."

 

"우리는 여기서 무얼 하고 있는 거지?"

"고도를 기다리고 있어."

 

내일이면 전쟁이 끝날지, 안 끝날지 희비가 엇갈리는 기다림 속에서 할 수 있는 일은 그저 전쟁이 끝나는 소식을 듣는 일밖에 없을 만큼 무의미한 시간들을 보내는 주인공들을 통해 부조리극의 진수를 보여준다. 무의미한 삶과 기다림의 덧없음을.

 

고도를 기다리며은 현대사회에도 여전히 유효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고도는 누구에게나 있기 때문이다. 학생들에게는 대학이, 누군가에게는 취업이, 또는 더 나은 기회, 더 나은 삶 등이 희망이라는 이름으로 고도로 대변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기다림이 원한다고 다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고도는 영원히 오지 않을 수도 있고, 잠시 왔다 스쳐 지나갔을 수도 있다.

 

부조리극의 대표작인 고도를 기다리며는 인간의 삶이란 본질적으로 무의미하며 그 안에는 시간, 기억, 기다림 등 우리가 아무리 기대해도 얻을 수 없음을 암시한다. 두 주인공이 서로 의지하며 살아가지만 결국은 고도가 오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고도를 기다린 결실이 없다고 해도 두 주인공은 고도에 대한 기다림의 끈을 놓지 않는다.  인생은 기다림의 연속이기에 기다림 속에서도 스스로를 지키고 현재의 매 순간들을 살아가는 것이 중요한다는 걸 일깨워주는 작품이다.

 

사뮈엘 베게트의 고도를 기다리며는 인간 존재의 본질과 삶의 의미를 깊이 탐구하게 만든다. 부조리극의 대표작이면서도 현대 사회에 여전히 큰 울림을 주는 이유이기도 하다. 우리는 이 작품을 통해 기다림의 의미와 인간 존재의 본질에 대해 다시 한번 깊게 생각할 수 있다. 

 

베게트의 고도를 기다리며는 희곡으로 쓰인 삶의 본질에 대 해중요한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다. 내 인생에서 고도는 무엇인지 스스로 질문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