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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정 베스트셀러 장편소설 완전한 행복

일상책방 2024. 9. 20. 18:13

삶이 좀 복잡하다고 느낄 때 소설을 찾게 된다.

몰입되어 읽는 그 순간만큼은 잠시나마 숨통이 트이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은 것도 그런 이유이다. 

예전에 읽었던 「7년의 밤」이 너무나 좋아서 다른 작품도 읽어보자는 생각에 선정한 책이다.

 

과학책 같은 제목의 「종의 기원」도 읽었지만 너무 끔찍해서 「완전한 행복」만 리뷰하려고 한다.

 

정유정 완전한 행복

 

1. 작가 소개

 

정유정 : 1966년 전남 함평 출생

 

2007년 「내 인생의 스프링 캠프」로 제1회 세계청소년문학상 수상

2009년 「내 심장을 쏴라」로 제5회 세계문학상을 수상했다.

 

장편소설 「7년의 밤」,「종의 기원」「진이,지니」등이 있다

 

2. 한 줄 요약

 

자신의 행복에 방해되는 불행의 요소들을 죽음으로 제거하는 한 여자의 이야기

 

3. 줄거리

 

신유나는 완전한 행복을 꿈꾸지만 자신은 늘 운이 없다고 생각한다. 

 

그녀와 연인이었던 사람들은 이별을 고하는 순간 의문의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나고, 

회사돈을 횡령했다는 이유로 자신을 내쫓은 아버지, 친권을 포기하지 않는 이혼한 전남편

이들은 모두 신유나에겐 불행의 요소들이자 자신의 행복을 위해 제거해야 할 대상이었기에

갑작스러운 죽음을 맞는다.

 

급기야 재혼한 남편이 전처소생의 아들을 데려와 키우겠다고 하자 남편을 살인자로 만든다.

그것도 아들을 죽인 천하의 비정한 아빠로.

 

신유나에게 행복은 덧셈이 아니라 뺄셈이다. 

완전한 행복을 꿈꾸던 유나는 자신의 운을 탓하며 결국 파국을 맞는다.

 

4. 작가의 말

 

이 소설은 '행복'에 대한 이야기다. 완전한 행복에 이르고자 불행을 요소를 제거하려 '노력'한 어느 나르시시트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그들은 사이코패스보다 흔하다는 점에서 두렵고, 자존심이 하늘을 찌르지만 정작 자아는 텅 비어 있다는 점에서 비극적이며 매우 매혹적이라는 점에서 위험한 존재다. 

 

그들에게 매혹된 이는 가스라이팅에 의해 길들여지고, 조종되고, 황폐화된다.

때로는 삶이 통째로 흔들린다.

 

우리는 누구나 행복을 추구한다.

그것은 인간의 본능이며 삶의 목적이 되기도 한다.

 

다만 늘 기억해야 한다. 

우리에겐 행복할 권리와 타인의 행복에 대한 책임이 함께 있다는 것을.

5. 감상

 

시작부터 예사롭지가 않다.

오리 먹이로 돼지고기라니. 그것도 뼈째 토막내는 솜씨가 등골을 오싹하게 만든다.

 

종의 기원을 읽고 연달아 읽어서인지 기분이 내내 찜찜했다.

가뜩이나 힘든 날의 연속인 요즘에 가중치가 더해지는 느낌이었다.

 

행복을 말하고 있지만 이 소설의 누구도 행복하지 않다.

이들에게 단 한순간이라도 행복한 순간이 있었을까 싶다.

 

내가 제일 걱정되는 인물은 유나의 딸 '지유'이다.

서지유였다가 차지유가 된 아이.

아빠의 죽음을 목격하고도 꿈이라도 믿고 지낸 아이.

엄마의 잔인함을 직접 당하고도 찍 소리도 못 하는 아이.

 

겨우 유치원생인 지유가 안고 살아가기에는 정신적 무게가 너무 크다. 

감당이 안 되면 무너지게 되어 있다.

꿈이 아니라 현실이었기에. 

그 사실을 아는 순간 버틸 수가 없는 것이다.

 

세상에 완전한 행복이 있을까? 아마 없을 것이다.

누구나 어느 한 부분에선 결핍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돈, 건강, 가족 등 불행할 이유는 수없이 많지만 반대로 그런 이유들로 인해 행복을 느끼는 게 또한 인간이다.

 

꾸뻬 씨의 행복여행이라는 책을 보면 행복은 목표가 아니라 선택이라고 했다.

내가 행복하겠다고 마음먹었다면 얼마든지 행복할 수가 있다는 것이다.

다만 우리는 행복을 목표라고 생각하기에 행복이 멀게 느껴질 뿐이다.

 

내가 행복을 좇을수록 행복은 멀리 도망가고.

그게 불행의 이유가 되어 내 삶은 행복과 걸리가 멀다고 여기는 것이다.

 

이 책을 읽고 내가, 내 주변 사람들이 다들 건강한 정신의 소유자임에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

따지고 보면 행복은 이렇게 사소한 데서도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

 

신이 아닌 이상 완전함을 꿈꾸는 게 허상일 수도 있다. 

물도 가득 차면 넘치듯이 적당한 행복이 여유도 있고 채워갈 자리도 있기에 완전한 행복보다 낫다.

 

나를 둘러싼 불편한 환경들이 조금은 불행하다고 느껴질 수 있지만, 불행을 극복하는 과정이 행복으로 가는 길이기에

다들 적당한 행복은 누리고 살았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