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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패키지 여행에서 알게 된 것

일상책방 2024. 4. 28.

남편과 결혼 20주년 기념으로 호주 패키지여행으로 시드니에 다녀온 적이 있다.

 

호주 패키지 여행 장단점
호주 패키지 여행 장단점

 

1. 호주의 계절은 한국과 정반대

 

여름휴가를 맞아 5박 7일 일정으로 떠난 여행이라 한국은 더웠는데 계절이 반대인지라 호주는 겨울이었다. 그렇다고 한국처럼 살을 에는 그런 추위는 아니었고 바닷가 바람이 찬 정도였다. 햇빛이 있는 곳은 춥다는 생각이 안 들었고, 바람이 불거나 그늘진 곳에서는 호주의 찬 공기를 느낄 수 있었다.

 

추위를 많이 타는 나는 패딩을 입었지만 현지인들은 민소매 차림으로 바닷가에서 조깅을 하는 모습이 자주 눈에 띄었다. 그런 그들의 모습이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 그만큼 그들에겐 일상이거니 싶을 만큼 운동도, 서핑도 호주에서는 겨울에도 자연스럽게 느껴졌다.

 

2. 호주에 대해 처음 알게 된 것

 

우리는 패키지로 관광을 했기에 가이드가 알려주는 호주의 역사와 호주인들의 생생한 삶을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었다

 

호주는 영국의 쿡 선장이 탐험하면서 원래 살던 원주민들을 무력으로 몰아내고 영국의 식민지가 되었고, 영국의 죄수들이 유배를 온 섬으로  알고 보면 호주인들의 조상은 다들 죄수였다는 가이드의 설명이었다. 물론 우리가 한국사람이었으니 그렇게 편하게 얘기했으리라.

 

우리는 쉽게 호주라고 부르지만 정식 명칭은 오스트레일리아이다. 많은 사람들이 오스트리아랑 헷갈려하지만 오스트리아는 모차르트의 나라 유럽이고 오스트레일리아는 우리와 같은 아시아이다. 태어나긴 한국에서 태어났지만 이미 호주 시민은 그녀는 호주에 대한 자부심이 남달랐다.

3. 호주에서 부러운 것

 

내가 좀 부럽다고 생각한 건 호주에서 은퇴한 노인들의 삶이었다. 정부에서 복지정책으로 연금은 물론 노인들을 위한 스포츠가 엄청 활성화되어 있다는 것이다. 호주 노인들은 잔디에서 공을 굴리는 볼링 같은 운동을 하는데 정부 지원으로 노인들도 누구나 자연스럽게 운동을 할 수 있는 사회 시스템이 잘 되어 있어서 많이 부러웠다.

 

그리고 또 하나 우리나라는 아프면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는 사후처방이 보편적이지만 호주는 아프기 전에 병을 예방하는 질병 예방 면역 개선을 우선시한다고 했다. 나라에서 전반적으로 국민들의 건강을 최우선으로 하는 정책을 펼치는 것 같아서 왠지 호주에 살면 아플 일도 없을 것 같았다.

 

4. 호주의 가족 문화

 

일정 중에 시드니에 있는 아쿠아리움을 방문한 적이 있는데, 아이들과 나들이 나온 호주의 한 가족이 기억에 남았다. 젊은 부부였는데 아이가 무려 다섯이어서 계속 시선이 갔다. 아이들은 열 살 좀 넘은 아이부터 어린 아기까지 다양했는데 부모들의 얼굴에서 피곤한 기색이 전혀 안 느껴졌다. 우리나라라면 어땠을까? 네 명이나 데리고 외출하는 자체가 힘들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고 새삼 그 부부가 대단해 보였다. 나중에 가이드한테 들은 얘기인데 호주에서는 한 집에 아이가 네다섯 명 있는 게 보편적인 일이라고 했다. 최소한 호주는 저출산 때문에 고민하지는 않겠구나 싶었다.

 

또 하나 인상적인 건 호주에서는 아빠들이 아침에 아이들의 등교를 책임진다는 것이다. 등굣길에 아빠와 나누는 대화가 그들에게는 소중한 기억이자 큰 재산이라고 했다. 우리나라 아빠들은 아이의 등교는 고사하고 아침부터 지옥철에 시달리는데 말이다. 뭔가 아침 풍경부터 다르게 느껴진다. 여유로운 아침과 분주함을 넘어 뭔가에 쫓기듯 시작하는 아침의 차이. 

 

아이들 점심은 집에서 직접 도시락을 직접 준비해야 한다고 했다. 엄마의 정성이 담긴 샌드위치가 아이들의 점심이라는데 그에 비해 우리는 급식으로 해결하니 어떤 면에서는 한국 엄마들이 편한 것 같기도 하다.

 

5. 호주 이민 

여행을 하는 내내 버스를 운전해주시던 기사분도 한국인이었는데 휴게소에서 들렀을 때 커피 한 잔 나눌 기회가 있었다. 한국에서 내 살다가 사십이 넘은 나이에 친구 따라 오 년 전에 이민을 왔다고 했다. 이민 와서 가장 좋은 점은 아이들이 학업에 대한 스트레스가 덜 하다는 것이다. 한국에 비해 아이들이 행복해서 만족한다는 의견이었고 이민 올 수 있으면 적극 추천한다고 덧 붙였다. 

 

이민까지는 아니고 호주 하면 워홀로 너무 유명하지만 우리 아이는 절대로 못 보내겠다는 생각을 했다. 캥거루와 코알라가 있는 동물 농장에 다녀온 후 생각이 더 확고해졌다. 주변에 진짜 아무것도 없다. 말이 워홀이지 영어나 배울 수 있을까 싶고 농장에서 생노동하다가 죽어도 모르겠다 싶은 마음뿐이었다.

 

6. 호주 패키지 여행 단점

 

호주여행에서 주의할 점은 패키지여행은 쇼핑이 선택이 아니라 필수인 관계로 원하지 않아도 쇼핑센터에 꼭 가야 한다. 양모이불, 건강 보조 식품, 한국인이 하는 잡화점 등 최소 세 군데 이상 방문하는데 절대 사지 마시라.

 

처음에 양모이불 공장에서 설명듣고 혹 하고 샀다가 검색하니 시중보다 비싸게 구매한 걸 알고 취소했다. 결국 양모이불은 한국에서 직구로 구매해 계절에 상관없이 지금도 잘 쓰고 있다. 패키지여행의 가장 큰 단점이 원치 않는 쇼핑을 하는 것인데 절대 사지 말아야지 하고 결심하고 들어갔다가도 결국은 무언가 바리바리 사서 나오게 된다는 게 함정이다. 

 

여행에서 돌아올 때는 기억에 담아 추억을 쌓고 와야 하는데, 한달 뒤 돌아오는 건 카드 값이고 남는 건 탄식이다. 패키지여행에서는 딱 하나만 기억하자. 남들이 사든 말든 눈 딱 감고 절대 사지 말고, 꼭 필요한 건 한국 와서 직구로 사시길. 

 

소설 「한국이 싫어서」는 호주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행복을 찾아 호주로 떠난 당찬 20대의 이야기가 지루할 틈 없이 전개된다. 심심할 때 시간 보내기에 딱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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