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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은영의 화해

일상책방 2024. 5. 19.

학기 초에 친구를 잘 못 사귀는 아이들이 있다. 소심한 성격인 탓에 아이들끼리 빠르게 형성되는 무리에 끼지 못해 겉도는 경우가 있는데, 그런 상황이 오래가면 소외감을 느끼게 되고 결국 본인이 제일 힘들어지게 된다. 

 

이 책에서는 다양한 사례들이 나오는데 친구 관계로 인해 힘들어하는 사례와 오은영 박사의 처방만을 발췌했다. 

오은영의 화해 책 표지
오은영의 화해 책표지

 

친구 때문에 상처를 받고 저를 찾는 아이들이 많아요. 친구의 모진 말에 상처를 받은 아이에게는 이렇게 묻습니다.

 

"친구가 언제나 옳은 것은 아니잖아. 그 친구가 한 말이 옳은 말인지 잘 생각해 봐. 아닌 것 같으면 그 말에 영향을 받을 필요가 없는 거야. 물론 기분 나쁘지. 그러나 이 세상에는 옳지 않은 말을 하는 사람이 참 많거든. 그때마다 이렇게까지 아파할 필요가 없어. 네가 생각했을 때 뭐가 옳은 방향인 것 같아?"

 

아이가 자신의 생각을 말하면 " 그렇게 하도록 해. 네 생각을 한 번 점검해 보고 그쪽으로 가면 되는 거야."라고 해줘요.

 

친구를 잘 못 사귀는 아이가 찾아와도 어떤 점을 바꿔야 한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우리의 목표는 네가 엄청 활발해져서 너희 반 모든 친구와 친해지는 것이 아니야. 그냥 네가 많이 외롭지 않고 어떤 무리에 들어갔을 때 불편하지 않도록 한두 명의 친구와 가까이 지낼 정도면 돼. 한두 명 정도는 좀 친한 친구가 있는 게 학교 생활하기에 낫거든."

 

"네가 친구를 잘 사귀지 못하는 것은 나쁘거나 잘못한 일이 아니야. 하지만 계속 그러면 살면서 불편할 수도 있으니까 조금씩 다듬어 가면 되는 거야."

 

"여러 사람이 있는 집단에는 좋지 않은 사람도 있어. 그런 사람이 많은 건 아니지만 그런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어야 해 그러나 어떤 상황에서도 너는 괜찮은 사람이지. 집단 안에서 너랑 안 맞고 좋지 않은 사람도 있을 텐데 그런 사람의 기준에 너무 좌우되지 마."

 

느낀 점 

 

오은영 박사를 찾아갈 정도의 아이들이라면 이미 내면에 상처를 가득 안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일 것이다. 그런 아이들에게 너의 어떤 점을 바꿔야 한다고 말하지 않는 게 좋았다. 

 

최선을 다했는데 결과가 만족스럽지 못할 때

 

'최선을 다해도 언제나 결과가 좋을 수는 없어. 최선을 다하면 성공할 수 있지만 실패할 수도 있어. 좌절하기도 해. 최선을 다한다는 것은 그 실패나 좌절까지 모두 쭉 겪어 나가는 거야. 결과가 좋아야 최선이 아니야. 열심히 해도 결과는 나쁠 수도 있어. 좌절이 오더라도 피하지 않고 실패하더라도 포기하지 않는 거야. 끝까지 겪어 나가다 보면 언젠가는 마무리가 되지. 그 모든 과정을 포함하는 것이 최선이야.'

 

느낀 점

 

아이가 최선을 다했는데 결과가 좋지 않을 때 어떤 말을 건네야 위안이 될까 싶을 때가 종종 있었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너의 노력이 부족했다거나, 더 하라거나 이런 잔소리들이 주를 이루었다면 이제는 노력도 중요하지만 실패도 그 과정이라고 아직 끝난 게 아니니 피하지 말고 쭉 나가는 게 최선이라고 말할 수 있는 확신이 생겼다.

 

대인관계 대처법

 

대인관계에는 언제나 상대방이 존재합니다. 상대방은 좋은 사람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어요.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사람일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상대방은 때로 내가 선택할 수 없을 때도 있고, 나의 의지로 어떻게 할 수 없는 때도 있어요. 너무 힘들어서 피하고 싶지만 피할 수 없을 때도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대인관계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갈등을 그럭저럭 잘 처리하고 극복하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나를 보호하면서, 나에게 상처가 되지 않도록 말이죠.

 

자율성을 키우고  수치심을 극복하려면 다른 사람이 나를 어떻게 보느냐가 아니라 내가 나를 어떻게 보는지부터 살피는 훈련을 해야 합니다. 우리 대부분은 가치관이 비뚤어진 사람도 아니고 사회에 해악을 끼치는 행동을 하는 사람도 아니에요.

 

그러니 원하는 대로 해도 그렇게 틀리지 않습니다. 어떤 결정을 내려도 크게 문제 될 게 없을 겁니다.

 

오은영 박사가 사는 법

 

저와 생각이 다르거나 맞지 않는 사람들을 만나기도 합니다.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해요. 저는 그저 제가 옳다고 믿는 방향으로 매일매일 성실하게 살아갈 뿐입니다. 그게 그냥 저의 삶이에요.

 

마무리

 

이 책에는 많은 사례들이 나오는데 공통분모가 있다. 바로 대인관계이다. 부모 자식 간도 예외가 아니다. 부모가 무심코 한 말, 행동들이 어린 자식들에겐 깊은 상처가 될 수 있다는 사실에 소름 끼쳤다. 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 나 자신을 많이 반성하게 만들었다.

 

제목이 화해인건 다른 누구도 아닌 나와의 화해를 뜻한다. 어린 시절 상처받았던 나 자신과 화해를 못하면 성인이 되어서도 그게 문제가 되어 결국은 대인관계에서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심리적으로 힘든 사람들 뿐만 아니라 누구나 한 번쯤 읽었으면 하는 책이다. 여러 사례 가운데 이건 내 이야기인데 하는 부분들이 분명 있을 것이다. 일상에서 나는 혹시 누군가에게 섣부른 충고랍시고 상처를 준건 아닌지 스스로를 돌아보게 만든다.

 

이 책은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이다. 다른 건 몰라도 누군가 공동체 안에서 혼자 외면받고 있는 누군가가 있다면 언제든 내가 손을 내밀어주리라 다짐했다. 단 한 명의 온기라도 제대로 전달된다면 그 온기가 점점 퍼져 결국은 큰 힘이 될 수 있을 테니 말이다. 그래서 더 이상 소외되거나 상처받는 사람이 없기를 희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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