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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건강

일상책방 2024. 4. 28.

오랜만에 엄마가 다녀 가셨다. 팔순이 넘은 엄마는 지하철로 한 시간 반이나 걸리는 거리를 아직까지 끄덕 없다며 노익장을 과시했다. 엄마를 보면  어머니가 생각난다. 시어머니는 엄마보다 열 살이나 어린데도 신체 건강은 오히려 열 살이 더 많게 느껴진다. 그렇다면 과연 그 차이는 무엇일까?

노인 건강
노인 건강

1. 노인건강과 생활 습관

 

엄마는 혼자 사신다. 아침형 인간을 넘어 새벽형 인간이라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보통 아침 다섯 시에 일어나 약수터에 가서 물을 받아오고, 밤 9시면 이미 잠자리에 드신다. 대부분의 소소한 집안일은 이미 아침에 다 끝내고, 오전 11시면 어김없이 동네 뒷산으로 산책을 가시는데 보통 2시간이 걸린다. 

 

어머니는 야행성으로 올빼미형 인간이다. 저녁 드라마를 보고 식사를 하시기에 평균적으로 저녁을 밤 9시에 드신다. 늦게 주무시니 아침도 늦게 시작하고 입맛이 없어서 주로 아침을 거르신다. 야외 활동보다는 집안에 있는 걸 좋아하시고 어쩌다 가끔 아버님과 동네 공원에 산책을 나갈 때도 있지만 한 시간이면 아주 족하다. 

 

나이가 들수록 운동을 해야 건강한 생활이 지속된다. 무리한 운동이 아니라 매일 꾸준히 걷는 것만으로도 다리에 힘이 생긴다. 내 두 발로 어디는 자유롭게 다닐 수 있는 게 노후에는 큰 복이다.

 

2. 노인건강과 식생활

 

엄마는 육식주의자이고 어머니는 채식주의자이다. 엄마는 이것저것 가리는 음식이 없고 된장찌개가 기본베이스이다. 밑반찬은 단순해서 두세 가지가 넘지 않고 콩이나 멸치를 주로 드신다.

 

어머니는 평생 고기를 드신 적이 없고, 라면이나 짜장면, 냉면도 입에도 안 대신다. 어머니의 기본 베이스는 김치찌개에 밑반찬은 나물 종류로 가짓수가 많다.

 

골고루 잘 먹는 게 건강 관리의 지름길이다. 식사가 부실하면 아무래도 기운이 부족하기 마련이다. 나이가 들수록 밥심으로 산다는 말이 있다. 밥이 보약이라는데 혼자 살수록 끼니를 대충 때우는 경향이 많다.

 

두 분은 공통적으로 고혈압 약을 드신다. 거기에 오메가3, 유산균, 비타민은 필수적으로 복용하시고, 엄마는 뼈에 좋다는 엠비피를 어머니는 눈에 좋다는 루테인을 꼭 섭취하신다. 두 분 다 과일을 좋아하시는데 엄마는 블루베리와 바나나를 어머니는 딸기와 참외를 주로 드신다.

 

건강하려고 약을 먹는데 가짓수가 점점 늘어난다. 엄마말로는 본인은 적게 드시는 거라고 주변 지인들은  몇 가지 약 종류만 열 가지가 넘게 먹는다고 하니 약만 먹어도 배부를 것 같다. 

 

3. 노인건강과 일

 

엄마는 노인 일자리로 초등학교에서 급식 도우미를 하신다. 일주일에 두번 혹은 세 번 나가고 한 달에 열흘남짓 출근해서 초등학교 아이들 급식시간에 밥과 반찬을 급식판에 놔주는 일을 하면서 한 달에 이십칠만 원의 급여를 받는다.

 

어머니는 얼마 전까지 경로당에서 일하셨다. 경로당 점심을 도맡아서 하셨는데 몸이 자주 아파서 지금은 그만둔 상태이지만 역시나 노인 일자리로 한 달에 열 번 일하고 이십칠만 원을 받는다고 했다. 

 

소일거리라도 할 일이 있어야 더 건강하게 산다는 게 엄마의 지론이다. 어머니도 경로당 일을 하셨을 때가 훨씬 활기찼었다. 아무래도 집에만 있을 때보다는 조금이라도 더 움직이게 되니 몸 건강은 물론 정신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고 했었다. 

 

4. 건강한 노년

 

나이가 들면 여기저기 아픈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다만 그 나이에 비해 덜 건강한 사람이 있고 더 건강한 사람이 있는 건 확실하다. 팔순이 넘어서 요양원에 누워 있지만 않아도 건강한 노년이라고 생각한다. 거기에 아직 인지 능력 또렷하고 자식들의 도움 없이도 두 발로 당당히 걷는 노인들이야 말로 재산의 유무와 상관없이 복 받은 삶이라고 생각한다.

 

부모가 자식에게 줄 수 있는 제일 큰 선물은 돈이 아니라 건강이다. 노년에 자식에게 의지하지 않고도 건강하게 지낼 수 있는 부모님이라면 천만금을 준다고 해도 비길 바가 아니다. 재산이 아무리 많아도 병원 신세만 지는 노년이라면 본인도 자식들도 힘들기는 마찬가지이다. 육체적인 피로 못지않게 정신적인 피로가 쌓이기 마련이기에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기 않는 게 건강이다.

 

엄마와 어머니를 보면서 느낀 건 딱 한가지이다. 부모가 자식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행복은 자식들이 신경 안 쓰게 내 스스로 건강관리를 잘하는 것이다. 내가 건강해야 자식도 행복하다. 건강은 돈으로 살 수 없기에 한 살이라도 젊었을 때 건강관리는 시작해야 한다. 내가 부모로부터 무언가를 물려받을 수 있다면 그건 돈이 아니라 바로 건강이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팔순이 넘어서 딱 엄마만큼만 건강했으면 좋겠다.

 

노인들이 주인공인 「밤에 우리 영혼은」 이웃에 사는 두 노인의 우정과 사랑을 다룬 이야기로 노년의 삶에 대해 한번쯤 성찰하는 시간을 갖게하는 미국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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